"혼자 있고 싶어요. 모두 다 로그아웃 해주세요."
어떻게 사람이 하나도 없지?
추운 날이었나?
그리 춥진 않았던 것 같다.
마음이 추웠을 뿐.
뛰지말아라.
서둘지마라.
위험하니까.
다아는데,
자꾸자꾸
내려가고,
내려가고,
내려갔다.
막상 그 깊이에 적응이 되면
내려가는 것쯤
익숙해져버리는 거다.
꼭 일년 전의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
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했을 때,
비로소 미련이 없다.
붙잡지 않기로 했다.
"
자정이 채 되지 않은 시각 일찌감치
지하철이 종착역에 다다르듯
모든것엔 끝이있게 마련이다.
그것 역시 아는데
끝을 강요받는 기분은
"글쎄."
나도 더 이상은 달릴 수 없었다.
이 역까지만
여기까지만
아무런 말도 없이 뛰쳐나가는 걸 붙잡기엔
지쳐버렸다.
순간 머릿속에 오만 생각이 교차하는데
현실은 슬로우모션이 아니었거든.
"어어어.."
...
눈 깜짝할 새였다.
혼자 가는 길 걱정 될만큼
미움 같은 건 있지 않지만
돌아오는 그 길은 너무나도 길어서
지친 내 몸 하나 건사하기가 너무나도 힘이 들었다.
"혼자 있고 싶어요. 모두 다 로그아웃 해주세요."
400일 하고도 3주의 시간이 무색하게
또 누군가를 태우고, 어딘가에 타고
어디론가 함께할
스쳐가는 지하철과 같은 거라고 하면
슬프잖아.
근데 말야
그 말을 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왈칵 했던 건
모를테지.
이 새벽,
우연히 듣게 된 노래가
스피커에서 무한반복으로 흘러나오고
나는 다섯 시간 후에 있을 수업은 안중에도 없이
잠들 생각이 없네. 눈꺼풀은 점점 무거워지는데 말야.
계절의 냄새가 열린 창을 타고서
날 좁은 방에서 밀어냈어
오랜만에 걷고있는 우리동네
이제보니 추억 투성이
너와 내게 친절했던 가게 아줌마
가파른 계단 숨고르며 오른 전철역
그냥 지나치던 모두가
오늘 밤 다시 너를 부른다
계절은 또 이렇게 너를 데려와
어느새 난 그 때 그 길을 걷다가
내 발걸음엔 리듬이 실리고 너의 목소리 들려
추억 속에 멜로디 저 하늘위로
우리 동네 하늘에 오늘 영화는
몇 해전 너와 나의 이별이야기
또 바뀌어버린 계절이 내게 준 이 밤
동네 한 바퀴만 걷다 올게요
다 잊은 거 같아도 스치는 바람에도 되살아나니
추억이 있기에 내가 걷는 길 숨을 쉬네
계절은 또 이렇게 너를 데려와
어느새 난 그 때 그 길을 걷다가
내 발걸음엔 리듬이 실리고 너의 목소리 들려
추억 속에 멜로디 저 하늘위로
우리 동네 하늘에 오늘 영화는
몇 해전 너와 나의 이별이야기
또 바뀌어버린 계절이 내게 준 이 밤
동네 한 바퀴만 걷다 올게요
동네 한 바퀴만 걷다 올게요
동네 한 바퀴에 너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