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내내 집중은 안 되고 아침엔 늦잠에 준비가 이래저래 늦어져서
뭔가 불편한 차림새로 부랴부랴-땀을 뻘뻘 흘리면서- 갔는데
다행히 아주 늦진 않았지만
건물 입구에서 이 배너를 보고 아차 싶었다.
대기업 주관의 공모전이 왜 작은 규모일 거라고 짐작했을까.
22층에 도착했을 땐 또한번 아차 싶었다.
프레젠테이션 환경을 전혀 파악 못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너무 쉽게- 생각했었다.
다수의 청중을 상대로 한 '발표'를 준비했는데 이건 일대다 면접에 가까웠다.
시간은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큐카드 순서도 못 찾은 채 버벅거리는 사이 '종료 2분 전' 알림이 눈에 들어왔다.
결국 PT는
망했다.
유창한 발표는커녕 준비한 시나리오의 반의 반도 읽지 못했다.
다들 노트북 하나씩 들고 있고
동영상에 뭐에 요구사항도 많았던 걸 보며 대체 뭘 그렇게 준비했을까란 궁금함과 동시에
내 안이했던 준비에 아쉬움이 들었다.
세 그룹 중 1그룹에 속해 진작에 발표를 마치고 서너시간을 기다렸나.
수상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들러리가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3위부터 발표할 때
그 순간
호명되지 않기를 바랐다면 지나친 욕심이었을까.
예선의 아이디어 기획서와 며칠전 미리 제출한 본선 PT자료로 어느정도 윤곽은 잡혀있었을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PT를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게
마지막 심사평에서 언급했듯이 1위부터 15위까지가 전부 근소한 차이였다고 할 때 충분히 변별력을 가질 수도 있었다.
다른 수상자의 아이디어가 얼마나 독특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패인은
(공모전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시간과 노력 부족.
변명의 여지가 없다.
@20100901 0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