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문이 열린다는 건 곧
마음의 문이 열렸다는 것
이상하리 만큼, 놀랄 만큼, 심지어 걱정될 만큼 빨랐다는 것
그건 항상 마음을 더 먼저, 더 많이 여는 쪽이 더 상처받는 minus-sum game
더 다치기 전에, 더 상처받기 전에 다시 닫고선
자물쇠로 꽁꽁 걸어 잠그는 편이 아마도 최선
2.
금요일 저녁,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저 멀리 반짝이는 별빛을 보며
무한한 우주속에 아등바등 살아가는 티끌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 울컥
일요일 저녁, 외출 후 집으로 돌아와서는
요 근래 찍어뒀던 사진을 보며
마지막이라는 그 말처럼 마지막이 쉬울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어 울컥
3.
아직 겨울이건만 봄바람은 어디서 불어온 걸까.
엇갈린 타이밍이란 완벽한 타이밍과는 종이 한 장 차이였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
아는데,
후회없는 시간, 후회없는 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5년 전의 나를 돌이켜볼 때
그땐 참 어렸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5년 후 나는, 지금의 나를
그땐 참 어렸었다고,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회상할 수 있을까.
4.
내가 누군가를 기억 못하듯(기억 못한다는 사실조차 망각해버린)
나도 언젠가는 누군가의 기억에서 잊혀질 테지만
때로는
가끔씩
떠올랐으면,
생각났으면 한다.
@20090209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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