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교장선생님과의 대화에서도 밝혔지만 피그말리온 효과를 믿는다. 나는. 1
쉽게 말해 교사의 관심이 학생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말인데, 실제로 나 역시 초등학생 때는 학급임원을 맡으면서 자연스레 관심을 받게 되었고 덕분에 평이한-혹은 그 이상의- 학업성취를 보였던 듯싶다. 중학교에 진학해서는 입학 전에 치른 반배치고사 성적이 전교에서 손에 꼽을 정도..(중고등학교 6년 통틀어 최고의 성적;)였기 때문에 새학기 첫날부터 임시반장을 맡았고, 직선이었던 반장선거에서도 그대로 이어졌었다. 요새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다재다능한 '엔터테이너'보다는 '모범생'이 임원에 적합하다고들 생각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임원이 뭔 대수랴. 약간의 꼼꼼함만 있으면 큰 문제가 없을 몇몇 사소한 일들을 처리하는,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의 '매개체'인 것을. - 학창시절 어느 선생님인가 그랬다. 반장은 심부름꾼이라고.
담임 한명이 전과목을 가르치는 초등학교와는 달리 교과선생님 체제로 바뀌는 중학교에서 '반장'이란 자리는 별거 아닌 자리가 별거 있게 된다.
교사의 관심을 받는 두 가지 방법-공부를 잘하거나, 사고치거나-중 하나로 굉장히 효과적인 것이다.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 명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과교사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다 속속들이 알기란 -단언컨대- 불가능하고, 결국 눈에 띄는 학생들을 먼저 알게 되고 아는 만큼 관심을 쏟게 되니 말이다.
덕분에 딱 그무렵까지는 '전교에 나를 모르는 선생님이 없을 정도'의 학생일 수 있었다.
성적도 곧잘. 나왔었다.(과거형이다)
자랑같은 서론이 길었다.
교생실습 4일 째.
담임학급 27명의 아이들 중 절반정도의 이름을 외웠고 얼굴은 2/3쯤 익힌 듯하다.
그중 처음 이름을 외운 아이는 반장이었고, 두번째는 부반장, 그리고 그 다음은 '눈에 띄는' 아이들 순서였다.
근데 이 반장녀석.. 까불거린다. -_-; 공부는 곧잘 할 거 같지만 다소 산만하다고나 할까.
부반장 여자아이는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그런.
어쨌든 이렇듯 나부터가 이런 임원들부터 해서, 눈에 띄는 아이들, 활발하고 적극적인 아이들과 더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장난도 치고 하면서 먼저 친해지는 게 사실이다.
초등학교를 갓졸업한 열네살짜리 아이들이라 모두들 마냥 예쁘게만 보인다만-
얼마 전에 본 인터뷰에서 배우 강혜정은 그랬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은 없지만 반지를 끼는 손가락은 따로 있다고.
반면에 안 좋은 의미로 눈에 띄는 아이들, 유독 소극적이고 말수가 적어보이는,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칫하다간 따돌림 받기 쉬워보이는 아이도 있다.
학창시절 뭔가 사명감 같은 게 있어서 그랬는지-지금 생각하면 주제넘은 위선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런 이유 없이 놀림받거나 잘 어울리지 못하는 친구에게도 먼저 한 걸음 다가서는 편이었고, 반 전체가 반장을 따돌리는 경우는 없었기에 나까지 함께 왕따를 당하는 그런 큰 문제없이 어느 누구와도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잘 지냈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일부러 괴롭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방치해버리는.
흔히 장난을 걸거나 지나치지 않은 수준에서 괴롭히는? 정도라면 그나마 관심의 표현이라고 볼 수도 있을 텐데 그나마도 없어보인다.
내일은 이런 아이들에게 말이라도 한 마디 더 걸어봐야할 텐데 말이다.
실습을 시작한지 며칠 되지 않았고 아이들을 본 건 더 짧은 시간이었다.
그 짧디 짧은 시간에 느낀 건
교사란, 모든 학생을 긍정의 눈으로 바라봐주고 누구 하나 부족함이 없도록 최대한의 관심을 쏟아주어야 하는 사람이라는 점.
선입견이 없어야 함은 기본이고 인내심은 필수, 진부한 표현이지만 학생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역시 전제되어야한다.
학생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어주어야 하는데
편견없이 모두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그리 쉽지가 않다.
특히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우를 범하는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내가 부족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인상이 주는 영향을 무시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지 않은가.
일련의 일들, 대화, 생각으로 집에 오면서 머릿속이 복잡했었는데, 한참 지나서 글로 적으려니 정리가 잘 안 된다.
4월 한달, 그중에서도 잘해야 하루 한 시간을 마주할 수 있는 스물일곱 명의 아이들 중
내 나이쯤 돼서 "아, 그때 그아저씨-"하면서 기억하는 녀석들이 몇이나 될까.
이름까지 기억해주는 건 바라지도 않고
중학교를 처음 들어와서 한창 정신없던 시절에, 이름마저 생소한 '교생'이라는 '예비선생님'이 왔었다는 사실이라도.
조금 욕심을 내보면
아이들 중 단 한 명이라도, 나로 인해 생각이든 행동에서든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교사는 마음으로 아이를 조각하는, 교실 안의 피그말리온이다.”
쉽게 말해 교사의 관심이 학생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말인데, 실제로 나 역시 초등학생 때는 학급임원을 맡으면서 자연스레 관심을 받게 되었고 덕분에 평이한-혹은 그 이상의- 학업성취를 보였던 듯싶다. 중학교에 진학해서는 입학 전에 치른 반배치고사 성적이 전교에서 손에 꼽을 정도..(중고등학교 6년 통틀어 최고의 성적;)였기 때문에 새학기 첫날부터 임시반장을 맡았고, 직선이었던 반장선거에서도 그대로 이어졌었다. 요새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다재다능한 '엔터테이너'보다는 '모범생'이 임원에 적합하다고들 생각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임원이 뭔 대수랴. 약간의 꼼꼼함만 있으면 큰 문제가 없을 몇몇 사소한 일들을 처리하는,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의 '매개체'인 것을. - 학창시절 어느 선생님인가 그랬다. 반장은 심부름꾼이라고.
담임 한명이 전과목을 가르치는 초등학교와는 달리 교과선생님 체제로 바뀌는 중학교에서 '반장'이란 자리는 별거 아닌 자리가 별거 있게 된다.
교사의 관심을 받는 두 가지 방법-공부를 잘하거나, 사고치거나-중 하나로 굉장히 효과적인 것이다.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 명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과교사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다 속속들이 알기란 -단언컨대- 불가능하고, 결국 눈에 띄는 학생들을 먼저 알게 되고 아는 만큼 관심을 쏟게 되니 말이다.
덕분에 딱 그무렵까지는 '전교에 나를 모르는 선생님이 없을 정도'의 학생일 수 있었다.
성적도 곧잘. 나왔었다.(과거형이다)
자랑같은 서론이 길었다.
교생실습 4일 째.
담임학급 27명의 아이들 중 절반정도의 이름을 외웠고 얼굴은 2/3쯤 익힌 듯하다.
그중 처음 이름을 외운 아이는 반장이었고, 두번째는 부반장, 그리고 그 다음은 '눈에 띄는' 아이들 순서였다.
근데 이 반장녀석.. 까불거린다. -_-; 공부는 곧잘 할 거 같지만 다소 산만하다고나 할까.
부반장 여자아이는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그런.
어쨌든 이렇듯 나부터가 이런 임원들부터 해서, 눈에 띄는 아이들, 활발하고 적극적인 아이들과 더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장난도 치고 하면서 먼저 친해지는 게 사실이다.
초등학교를 갓졸업한 열네살짜리 아이들이라 모두들 마냥 예쁘게만 보인다만-
얼마 전에 본 인터뷰에서 배우 강혜정은 그랬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은 없지만 반지를 끼는 손가락은 따로 있다고.
반면에 안 좋은 의미로 눈에 띄는 아이들, 유독 소극적이고 말수가 적어보이는,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칫하다간 따돌림 받기 쉬워보이는 아이도 있다.
학창시절 뭔가 사명감 같은 게 있어서 그랬는지-지금 생각하면 주제넘은 위선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런 이유 없이 놀림받거나 잘 어울리지 못하는 친구에게도 먼저 한 걸음 다가서는 편이었고, 반 전체가 반장을 따돌리는 경우는 없었기에 나까지 함께 왕따를 당하는 그런 큰 문제없이 어느 누구와도 좋은 게 좋은 거라며 잘 지냈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일부러 괴롭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방치해버리는.
흔히 장난을 걸거나 지나치지 않은 수준에서 괴롭히는? 정도라면 그나마 관심의 표현이라고 볼 수도 있을 텐데 그나마도 없어보인다.
내일은 이런 아이들에게 말이라도 한 마디 더 걸어봐야할 텐데 말이다.
실습을 시작한지 며칠 되지 않았고 아이들을 본 건 더 짧은 시간이었다.
그 짧디 짧은 시간에 느낀 건
교사란, 모든 학생을 긍정의 눈으로 바라봐주고 누구 하나 부족함이 없도록 최대한의 관심을 쏟아주어야 하는 사람이라는 점.
선입견이 없어야 함은 기본이고 인내심은 필수, 진부한 표현이지만 학생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역시 전제되어야한다.
학생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어주어야 하는데
편견없이 모두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그리 쉽지가 않다.
특히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우를 범하는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내가 부족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인상이 주는 영향을 무시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지 않은가.
일련의 일들, 대화, 생각으로 집에 오면서 머릿속이 복잡했었는데, 한참 지나서 글로 적으려니 정리가 잘 안 된다.
4월 한달, 그중에서도 잘해야 하루 한 시간을 마주할 수 있는 스물일곱 명의 아이들 중
내 나이쯤 돼서 "아, 그때 그
이름까지 기억해주는 건 바라지도 않고
중학교를 처음 들어와서 한창 정신없던 시절에, 이름마저 생소한 '교생'이라는 '예비선생님'이 왔었다는 사실이라도.
조금 욕심을 내보면
아이들 중 단 한 명이라도, 나로 인해 생각이든 행동에서든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교사는 마음으로 아이를 조각하는, 교실 안의 피그말리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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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아이들이 나를 처음 보고는 2AM의 안경 쓴 애 닮았대서 찾아봤더니 이름이 '창민'이구나.
내가 어딜봐서 이녀석을 닮았다는 거지-_-;(나이도 나보다 무려 한살이나 어리니 이 사람이 날 닮은거다-_-!;;)
동영상을 보니 활짝 웃을 때 입모양?;정도가 그나마 비슷하다고 하겠지만..
거기다 안경 낀 모습이 그냥 그렇게 보였나보다.
웃긴 건 군대 갔다온 군필+아이돌=군필돌이라 불린다는.. 역시 아저씨 이미지일 뿐인건가ㄱ-;;
- Pygmalion effect :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 로젠탈효과, 자성적 예언, 자기충족적 예언이라고도 한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의 이름에서 유래한 심리학 용어이다. 조각가였던 피그말리온은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하고, 그 여인상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여신(女神) 아프로디테(로마신화의 비너스)는 그의 사랑에 감동하여 여인상에게 생명을 주었다. 이처럼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심리학에서는 타인이 나를 존중하고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으면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변하려고 노력하여 그렇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교육심리학에서는 교사의 관심이 학생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인이 된다는 것을 말한다. [본문으로]